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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식탁에서… <황상근(베드로) 신부 / 인천교구>
   기쁨과희망   2021-02-03 09:55:59 , 조회 : 215 , 추천 : 18



20여 년 전의 일입니다. 암스테르담 여행 중 그곳 가정집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금요일이었습니다. 식탁에는 스테이크 등 육류 음식이었습니다. 그 집은 열심한 가톨릭 신자이고 장애인학교 교사였습니다.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그녀의 오빠는 신부였습니다. 그 신부 때문에 오랫동안 알고 지냈습니다.

주인아주머니는 금요일에 육식을 차린 것을 뒤 늦게 생각이 나서, ‘내가 어떻게 생각할까’ 조금 신경을 쓰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식사 중에 금요일 금육재에 대한 대화가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그분은 금요일 금육에 대해 신경을 거의 쓰지 않고 생활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손님으로 온다고 했어도 금육재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금육재에 대한 그의 생각을 이야기했습니다. 세상이 많이 변해서 다양한 생활 여건이 강조되고, 규정이나 법의 권위가 약해지고 개성이 중시되는 시대라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생활에서 상황에 따라 잘 판단하고 실천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하느님 앞에서 성숙하고 책임 있고, 선행을 하며 사는 사람이 되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신도 법, 규정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절제를 해서 모은 돈을 아프리카 난민 구호단체에 보낸다고 했습니다.

그곳에서 이런 생각과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그곳 성당에는 그 나라 신부가 없어서 제3세계에서 온 신부가 사목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 신부들의 사목 방향이 그곳 신자들과 맞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습니다.
가령 그곳 사람들이 잘 받아들이지 않는 금육재, 성수, 로사리오 기도 등을 강조할 때 그 사람들은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금육재나 성수 등 좋은 마음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받아들이고 인정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조심해서 이야기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진리가 아니고 규정이나 법에 대해서는 더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시대와 상황에 따른 변화에 깨여 있어야 할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도 최근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유럽과 서구 지역에서 가톨릭 신앙은 더이상 일상적인 삶의 전제가 되지 못하고 종종 부정되거나 비웃음까지 사고 있다.”  또 사제들에게 “교리에 대한 경직적 태도에서 벗어나 시대 변화에 순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유다인들은 세 가지를 반드시 실천해야 했습니다. 그 세 가지는 자선, 기도, 단식이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요한의 제자들로부터 예수님은 왜 단식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혼인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가 없지 않느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마태 9.14-15).

예수님도 당시 율법에 대해 인정하시면서도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성숙하고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황상근(베드로) 신부 / 인천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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