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좋은 땅, 좋은 씨앗...


   

기쁨으로 주님을 섬겨라(시편 100,2) <심용섭(아우구스티노) 신부 / 서울교구 >
   기쁨과희망   2020-11-05 10:02:30 , 조회 : 193 , 추천 : 36



참으로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기도드릴 수 있는 이 성서 구절은, 지금으로부터 약 60여 년 전에 당시 윤공희 ‘신부님’(지금 윤공희 대주교님)이 소신학교(폐교된 성신 중·고등학교) 고1년생이었던 우리가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귀향할 때 들려주신 훈화의 주제다. 방학 중에 어떤 자세로 신학생 생활을 해야 하는지를 밝혀주신 말씀이다. 아직 어렸던 우리들에게 구약성경 시편의 한 구절임을 일러주셨는지는 기억할 수 없지만 이 주제 자체는 뚜렷이 마음에 심어주셨다. 지금에야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훈화 내용은 방학 중에도 신학교에서 규칙 생활할 때 못지않게 주님께 나아가야 함을, 그래서 미사나 기도를 끌려가는 마음으로 바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기꺼이 바치라는 주의 말씀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규칙 생활을 벗어난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신앙생활을 할 것을 일깨우는, 자유를 섬김 속에서 누리게 하는 초대이기도 하였다.

그 후 이 훈화 주제는 마음에 남아 있었지만 성경구절인 줄은 모르고 지내오다가 성서공부에 열중하면서, 그 말씀이 시편 100,2이었음을 알고 매우 반가운 마음으로 그때의 깨우침에 더 매달리게 되었다. 그리고 요즈음 같이 온 세계에 돌고 있는 역병을 비롯하여 여러 모양의 우울함이 우리를 공격할 위험이 느껴질 때에는 이 성경 말씀이 우울도 기쁨의 자산으로 바꾸는 넉넉한 힘을 지닌다고 본다.

주님을 섬기는 데 지녀야 할 마음의 자세에 대하여 시편 2,11은 세상의 임금이나 통치자들도 “주님을 경외함으로 섬길 것을 촉구한다. 시편 100,2에서 주님을 섬겨야 하는 주체가 “온 세상”인 것을 고려하면 주님을 섬겨야 하는 주체가 더 구체적으로 지적되었음을 볼 수 있다. 주님을 섬기는 의무는 통치자들에게 있어서는 주님께 대한 경외심을 동반한다.
루카 1,74-75에서는 계약에 대한 하느님의 성실성 덕분에 구원된 “우리가 공포심 없이 거룩하고 의롭게 당신을 섬기게 해 주신다”고 가르친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섬기는 것도 주님의 선물임을 가르치는 대목이다.

주님을 섬기는 데에 필요한 이 자세들을 종합해서 보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주님을 섬기는 은혜를 내려주신 사실을 우선적으로 주목하게 된다. 그리고 하느님께 가까이 가고(시편 73,28 참고) 거룩하고 의롭게 섬김으로써 “당신과 함께라면 이 세상에서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시편 73,25)라는 고백이 현실이 되는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체험한다.
주님을 섬기는 데 쓰인 용어는 주인과 종의 관계를 나타낸다. 이 관계에서는 궤도를 벗어나거나 자신의 길을 함부로 결정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의 파라오 아래서 쓰디쓴 강제와 압박의 지배를 받아오다가 하느님의 도움으로 혁명적인 해방을 거쳐 야훼 주님을 섬기는 달고 단 자유의 생활 체제로 들어갔다(갈라 5,1 참고). 강압의 산물이었던 섬김(servitudo)을 자유의 선물인 섬김(servitium)으로 바꾸어주신 하느님 체험을 하였다. 경외 덩어리인 역사다. 자유로운 섬김을 통하여 섬기는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하느님께서 먼저 주도적으로 섬김의 은혜를 베푼 역사에서 ‘거룩함’, ‘경외’, ‘의로움’, ‘기쁨’을 주신 것을 기억한다면 언제나 어디서나 기쁨을 거룩함에까지 이르게 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하느님이 우리의 기쁨이고 즐거움이심을 깨닫고 찬미할 것이다(시편 43,4 참고).

<심용섭(아우구스티노) 신부 / 서울교구>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8tu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