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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땅, 좋은 씨앗...


   

박고안 신부님을 기리며 (19주기 연미사 강론 중에서) <안충석(루카) 신부 / 서울교구>
   기쁨과희망   2019-12-03 18:17:53 , 조회 : 372 , 추천 : 29




박고안 신부님! 1960-70년대 서울신학교를 졸업한 신부님들에게는 깊이 기억되는 분입니다. 마치 나 다니엘 호손의 <큰 바위 얼굴> 전설에 나오는 큰 바위 얼굴같이 떠오르는 분입니다. 신부님은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시는 열려있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사람들을 대하셨습니다. 평범함 속에 비범함이 있다는 말씀이 있듯이, 드러나지 않게 특별한 신부님이셨습니다. 박 신부님은 깊은 학술적인 강의보다도 인성과 영성의 교감으로, 또한 예수님의 사제상을 후배들에게 말씀이 아닌 삶으로 보여주시는 모습이었습니다. 거의 20여 년 동안 신학교에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생활하시고 후배 신부님들과도 친분을 나누셨습니다.

당시 신학교 생활은 규칙이 엄격하였고, 요즘 시각으로 보면 폐쇄적인 환경이었습니다. 답답하고 억눌린 듯한 마음을 풀려고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축구, 농구 등 운동을 많이 했습니다. 어떤 학생은 그렇게 긴 기간 동안, 만약 운동을 하지 못했으면 신학교 생활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 신부님은 신학생들과 함께 운동을 하셨고, 운동을 장려하셨습니다. 또 자주 상품을 내주시며, 학생들이 활기 있게 운동하도록 이끌어주셨습니다. 운동 중에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만나고 소통을 하며 친해졌습니다.

당시에는 교수 신부님들의 권위가 대단했었는데 박 신부님은 항상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큰 소리 내시거나 충고나 가르치려는 태도를 보이시지 않았습니다.
수년 전 몇몇 신부님들과 등산하면서, 지난 학창 시절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가장 기억에 남는 교수 신부님들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때 모두가 박고안 신부님이 가장 존경스러웠고 만나고 싶은 분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미 우리 곁을 떠나 하느님께로 가신지 오래되었지만 그분의 가르침과 그분의 사랑은 그분의 제자들 안에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그 제자들, 후배들을 통해 박 신부님의 좋은 삶의 정신이 현재에도 구현되고 있습니다. 박 신부님을 생각하면 고 법정 스님께서 남기고 간 시 구절이 떠오릅니다.
    
사람이 하늘처럼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 중략 -
인생에서 좋은 친구가
가장 큰 보배다.
물이 맑으면 달이 와서 쉬고
나무를 심으면 새가 와서 둥지를 튼다.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은
그런 친구를 만날 것이다.
그대가 마음에 살고 있어
날마다 봄날입니다.



<안충석(루카) 신부 / 서울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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