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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함신부님 어머님께 바치는 弔詩 - <<우리 다시 천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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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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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9 23:45:47 , 조회 :
3,097 , 추천 :
4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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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구 팔복성당 최종수 신부님께서 함신부님 어머님이신 전 모니카 할머님께 바치는 弔詩입니다.
<<우리 다시 천국에서>>
나는 보았네
육십 육세의 늙은 고아
백두산 천지 같은 눈물을 보았네
당신은 보았다네
초등학교 육학년 철부지 외아들을 남겨두고
꽃상여 타고 간 아버지의 얼굴을 보았다네
우리는 보고야 말았다네
한국전쟁에서 잃어버린
두 아들을 찾지 못한 할머니의 소원을
심장까지 피멍든 민족의 슬픔을 보고야 말았다네
나는 들었네
어깨를 들썩이며 너울거리던
카랑카랑한 할머니 노랫가락을 들었네
당신은 들었다네
용광로처럼 꺼지지 않는
장미꽃을 하늘로 올리는
어머니의 기도를 들었다네
우리는 듣고야 말았다네
남북이 하나 되는 그 날을 보고 싶어
일백 네 살까지 살고 싶다는
할머니의 희망을 듣고야 말았다네
나는 알았네
당신이 지금껏 보대낀 가난한 이들
정의와 평화의 십자가를 지고 온 그 험난한 길이
홀어머니의 철야기도였다는 것을
나 오늘에서야 알았네
당신은 알았다네
동동 구루무 몰랐던 얼굴에 두 볼에서 복사꽃이 피어나고
앵두빛 입술로 꽃단장한 새색시 같은 어머니의 미소가
천사의 얼굴이라는 것을 알았다네
우리는 알고야 말았다네
로마에서의 고독한 유학시절
두 차례의 징역살이
수차례의 연행과 고문들이
홀어머니 애간장 타는 한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네
나는 깨달았네
아흔 여덟의 홀어머니의 일생이
예순 여섯 사제의 길이었음을 깨달았네
당신은 깨달았다네
가난과 봉사, 정의와 평화의 길이
못 다한 효도를 기워 갚은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네
우리는 깨닫고야 말았다네
이 세상 소풍 마치는 날
할머니처럼 너울너울 훠어헐
천국으로 날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지금 이 순간 깨닫고야 말았다네
나와 당신과 우리는 만나야 한다네
가난과 부유가 어깨동무하듯이
남과 북이 하나 되듯이
인간과 자연이 한 지구에서 살듯이
천국에서 손꼽아 기다리시는
어머니와 할머니를 만나야 한다네
나와 당신
당신과 어머니
우리와 할머니는
다시 천국에서 만나야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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