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픔, 지성의 힘

함 세 웅 신부
( 2010년 3월 8일(월), 대전 시니어아카데미 )

기억과 만남, 대화와 기쁨

1. 새해 인사와 함께 사순절 인사를 드립니다.
요셉성월인 3월, 요셉성인을 생각하며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특히 아버지들의 노고를 기립니다.
지난해 말 한동성 신부님의 전화를 받고 기쁘게 오늘 강의를 수락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교사였던 한동성 신부님이 늦은 나이에 제자와 함께 서울 대신학교 신학생으로 입학하여 공부하던 모습을 저는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신학교를 떠난 후 그는 사제가 되어 이렇게 노인사목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너무 기쁩니다.
교사출신의 당시 한동성 신학생에 대한 제 기억은 다소 수줍고 너무 신경을 썼던 탓에 좀 약한 체질을 지녔던 모습, 그러나 분명한 목적의식과 함께 진지하게 열심히 생활하고 겸허하면서 최선을 다했던 모습이 생각납니다. 저는 그가 용기를 지니고 자신있게 매사에 편안히 지내도록 격려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기쁜 마음으로 왔습니다. 강의 제목은 후에 알려주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 뒤 제가 받은 제목은 "시대의 아픔과 지성의 힘"이었습니다. 제목이 거창해서 저는 '큰일 났구나!' 하고 생각하면서도 그러나 대화식으로 쉽게 접근하면 되겠지 하고 오늘 이 자리에 왔습니다. 또한 대전 시니어아카데미의 김기원 토마스 모어님이 이메일을 통해 이 모임에 대한 자료를 보내주셨고 전화로 설명도 해주셨습니다.
사실 대화는 의사소통의 방법으로 사랑과 친교를 위한 필수적 방법입니다. 기도도 하느님과의 대화입니다. 대화는 언제나 쌍방적으로 대화를 하다보면 여러 주제를 논하게 됩니다. 때로는 논리의 비약도 있고 때로는 강조와 과장도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나름대로 그 가운데에서 분명한 주제와 핵심을 발견하게 됩니다. 때문에 그리스 철학자들과 초기교회 교부들은 독자들과 청중들에게 친숙함을 주고 주제와 핵심에 쉽게 접근하도록 작품의 제목을 '잔치', '대화', '정원', '융단벽걸이' 라 정했습니다. 잔치상에는 여러 가지 음식이 있고, 대화를 하다보면 여러 주제가 교차되며, 정원에는 많은 꽃들이 피어있고, 융단벽걸이는 형형색색의 실이 가로세로로 엮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대화는 바로 십인십색을 잘 조화롭게 담아내는 아름다운 그릇으로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 그리고 일치 안에서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인간의 특징입니다. 오늘의 이 자리와 모임이 바로 대화의 자리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오늘, 나 자신과 가정 그리고 공동체를 위하여 보다 핵심적이며 가장 요긴한 것을 잘 취해 소화시켜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더욱 아름답게 성숙하게 됩니다.
이 모임의 이름이 시니어아카데미인데 제 생각으로는 가능한 한 외래어를 사용치 말고 한글을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시니어'는 원로, 장로, 노인 등을 뜻하고 '아카데미'는 학술원, 전문연구원, 예술원 등을 뜻하니 예를 들어 우리말로 '장년연구대학' 또는 '장년대학' 이라고 하면 어떠할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단순한 제 생각입니다. 자 이제 본 주제로 갑니다.

시대의 아픔, 탄원시편, 역사시편

2. "시대의 아픔과 지성의 힘", 거창한 제목이며 어렵고 힘든 주제입니다. 우선 시대를 고민해야 하고 아픔을 생각해야 하며 지성을 생각하고 힘을 창출해야 하니 이 주제는 역사, 정치, 사회현실 그리고 철학과 신학, 영성과 신앙의 종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엄청난 주제를 어떻게, 두어 시간에 다 다룰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모두 4․50년 그리고 60년 이상을 살아왔으니 우리의 삶 자체가 시대의 아픔과 지성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 주제는 한결 쉽고 가벼워집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고 성찰하고 종합하고 오늘의 의미를 하느님과 이웃, 역사와 공동체 안에서 확인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신학생시절, 매일 저녁 30분씩 성체조배를 하는 시간에 그 시간배분을 15분은 성서읽기 그리고 나머지 15분은 제가 기억해야할분들, 부모, 가족, 선조, 스승, 사제, 수도자, 친구, 은인 등 한분 한분을 생각하고 그동안 지내온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묵상, 반성, 감사,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성모님, 요셉성인, 천사, 사도, 주보성인, 순교성인, 여러 대표적 성인성녀, 그리고 순국선열들과 민주주의와 통일의 선구자들과 희생자들을 기렸습니다. 그러면 15분이 휙 지나가고 모자랐습니다. 그래서 15분동안 더욱 집중하며 모든 분들과 역사적 의미를 압축하여 생각하고 하느님 안에서 종합하고 감사드렸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가 말씀드리지 않아도 저의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시니 회상과 기억, 집중자체가 기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시편기도에는 역사시편이 있습니다. 역사시편이란 이스라엘이 자신의 과거역사를 하느님 안에서 차례로 회상하고 나열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하느님 안에서 생각하고 종합하면 그것이 바로 훌륭한 역사시편기도가 됩니다.
이 기회에 시편의 여덟 가지 유형을 살펴봅니다.
1) 찬미시편
2) 탄원시편(읊조림-이 대목이 시편의 핵심입니다)
3) 감사시편 4) 왕정시편 5) 지혜시편
6) 전례시편(성전과 연계된)-감사시편과 직결된 내용
7) 역사시편 8) 토라시편(율법에 대한 사랑)
이 가운데 핵심은 찬미시편과 탄원시편입니다. 특히 탄원시편의 경우, 개인의 탄원, 가정의 탄원, 무엇보다 나라를 빼앗긴 아픔, 민족공동체의 탄원과 읊조림이 그 기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의 주제인 시대의 아픔, 이 제목 자체가 탄원시편의 핵심적 주제임을 여러분들과 함께 확인합니다.
시대를 고민하고 개인과 민족의 아픔을 생각하면 그 자체가 탄원기도가 됩니다. 우리는 바로 시대의 아픔을 생각하는 거룩한 시간을 마련했고 특히 2010년 은총의 한해에 와 있습니다.

올해 2010년의 역사적 교훈

3. 2010년 올해는 더욱 뜻 깊은 한해입니다.
3월 26일 안중근의사 순국 100주년,
2월 28일 대구 학생의거 50주년
3월 8일 대전 학생의거 50주년
3월 15일 마산의거 50주년
4월 19일 4․19민주혁명 50주년,
5월 18일 광주민중항쟁 30주년,
5월 24일 김재규 부장 희생 30주년,
6월 15일 남북공동선언 10주년,
6월 25일 민족상잔의 비극 60주년,
8월 29일 경술국치 100주년 그리고
11월 13일 전태일 노동청년 산화 4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100주년, 60주년, 50주년, 40주년, 30주년, 10주년 등 그 역사적 행업의 교훈과 의미를 깊이 되새겨야 할 한해에 와 있습니다. 사건 하나의 의미만을 되새겨도 모자랄 이 한 해에 우리는 엄청난 역사적 행업을 가슴에 안고 살아야하니 그 책무는 참으로 더욱 큽니다.
그뿐 아니라 우리는 올해 민주주의의 물줄기를 바로 세워야 할 6월 2일 지방선거에 임합니다. 순국선열, 자유민주통일 희생자들의 정신을 길잡이로 우리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심화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것이 선열들과 민족에 대한 우리의 의무입니다.
특히 흰 두루마기의 안중근 의사의 모습은 어머니 조마리아님께서 직접 만드신 옷을 입고 순국 5분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안의사는 자신의 전존재를 걸고 순국 5분전에도 오직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셨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결단과 기도가 올해 우리 모두의 길잡이가 되어야 합니다.
자유당 이승만 독재의 3․15부정선거와 사전탄압에 항거하며 분연히 일어섰던 대구 학생들의 2․28의거와 대전 학생들의 3․8의거, 부정선거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마산 시민 학생들의 장렬한 마산 3․15항거, 최루탄이 눈에 박혀 관통한 채 바다에 던져진 김주열학생의 부활, 경무대 앞에서 경찰의 총에 피 흘리며 숨져간 4․19의 불사조들, 민족의 십자가제물인 5․18광주항쟁희생자들, 이들 한분 한분의 삶과 증언이 우리 모두를 숙연케 하며 새삼 자유, 민주, 인권의 가치를 깊이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민족상잔의 6․25비극을 거치면서 우리는 참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시련의 과정을 겪었습니다. 패전국 일본이 당해야할 수모를 어처구니없게도 미국과 소련의 흥정으로 한반도가 분열되어 그 역사적 배경과 음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우리는 서로 싸우고 죽이고 헐뜯으며 살았던 참으로 선열들 앞에 부끄러운 후손들이었습니다. 아직도 침략국 일본의 거짓과 속임수에 놀아나며 일본의 침략이 한국의 현대화에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는 등 정신 나간 무리들이 버젓이 활개치고 있는 현실이 바로 선열들께 큰 죄임을 고백하며 올바른 역사의식을 되새깁니다. '사람이라고 다 같은 사람인가, 사람답게 살아야지' 라는 선조들의 가르침과 함께 '그리스도인이라고 다 같은 그리스도인인가, 그리스도인답게 살아야지' 그리고 ‘한국인이라고 다 같은 한국인인가, 한국사람답게 살아야지’ 라는 아주 평범한 교훈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상식에 기초한 아름다운 삶을 다짐합니다. 순국선열들의 의지와 일제침략의 만행을 제대로 기억하는 후손이어야 함을 되새기며 안중근 의사와 4․19민주혁명, 5․18광주항쟁의 이름으로 그리고 민족상잔의 비극 속에 숨져간 남북의 모든 희생자들을 기리며 분단과 분열의 근본 원인이 바로 일제의 침략에 있음을 깨닫고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우리의 정치현실을 크게 부끄러워하며 뉘우칩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일그러뜨리는 무리들을 올해 우리는 더욱 분명하게 꾸짖고 고발해야 합니다. 참으로 우리는 6․25민족상잔의 과정에서 민족의 정체성을 잃은 채 미․소 대리전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면서 서로를 죽인 부끄러운 죄를 범했습니다.
그러나 선열들의 정신과 동족애에 기초하여 우리는 2000년 6월 15일 6․15공동선언을 이룩했습니다. 아름다운 큰 진전입니다. 민족의 일치와 화해가 그 무엇보다도 우선하다는 확신으로 우리는 이날을 기립니다. 6․15공동선언은 우리민족의 성숙함을 온 세계에 확인시킨 아름다운 행업입니다.
이를 기초로 우리는 국치 100주년을 뼈아픈 마음으로 성찰하며 민족적 참회의 기도를 올립니다. 사실 역사는 반복이기도 합니다. 100년전 친일매국노들이 판치던 그 불길한 징후가 여전히 지금도 곳곳에서 감지됩니다. 심심찮게 들려오는 일본왕의 방한소식이 그중 하나입니다. 올해 우리가 새삼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깊이 되새겨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2010년이 바로 창조적 한해이기를 바라며 우리 모두 바른 사관에 기초한 성숙한 신앙인 그리고 민주시민이 되도록 다짐하여 시대의 아픔, 그 깊은 뜻을 되새깁니다.

성경과 신문, 거짓 언론과 종교의 위선을 질타해야

4. 20세기 스위스 출생의 개신교의 대표적 신학자 K.Barth는 어떻게 해야 신자들을 위해 명강론, 명설교를 할 수 있는냐는 제자들의 질문을 받고 잠시 생각한 후,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저는 설교준비를 위해 성경과 신문을 양쪽에 펼쳐놓습니다. 성경을 읽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신문을 읽습니다. 성경에는 우리가 걸어야 할 방향과 지켜야 할 규범, 곧 하느님의 말씀과 원리가 제시되어있습니다. 성경을 길잡이로 삼아 살면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습니다. 그런데 신문에는 그렇지 못한 우리의 삶, 우리의 현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신문을 보십시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전쟁, 마찰, 갈등, 살인, 납치, 강도, 부정부패, 불의 등 참으로 슬프고 아픈 일들이 많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성경의 원리를 갖고 우리는 신문에 나타난 그 악하고 불의한 현실을 바꾸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회개이며 기도, 그리고 명설교를 준비하는 비결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늘 시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슬프고 아픈 소식을 접할 때마다 우리는 하느님과 진리, 정의와 공동체를 생각하며 기도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뉴스를 듣고 신문을 읽으면서도 우리는 훌륭하게 화살기도를 바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녀 소화데레사는 어린시절에 신문을 읽지 않도록 아버지가 금했으나 어느 날 우연히 살인자의 기사를 보고 그를 위해 매일 기도하며 후에 그가 사형장에서 십자가를 입에 맞추고 세상을 떠난 기사를 읽고 하느님께 감사기도를 드렸다고 자서전에서 고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충청도의 경우, 온통 세종시문제로 끊임없이 신문방송보도가 계속되고 있기에 때로는 그 소식이 식상할 때도 있습니다만 그러나 우리는 충청도민, 대전 시민 그리고 국민으로서 그 소식을 관심 있게 듣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판단하고 비판하고 또 나름대로 공동체를 위한 지향을 갖고 기도를 올려야 합니다. 시민과 국민이 관심을 갖고 언론과 정부, 그리고 권력기관을 감시해야 합니다.
제가 감히 예측한다면, 세종시 문제는 결코 정부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세종시 원안을 바꾼다는 것은 절차상 그리고 법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조․중․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기자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정부와 여당 그리고 언론이 그토록 집요하게 세종시 문제만을 크게 보도하고 있습니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소매치기 할 때에는 언제나 바람잡이가 있습니다. 누군가가 바람을 일으켜 그 쪽으로 시선을 빼앗기게 해야 "슬쩍" 하지 않습니까? 세종시 논란과 보도는 바로 바람잡이 입니다. 온통 세종시 논란으로 들끓고 있는 동안, 언론기본악법은 온데간데없이 슬쩍 넘어갔고, 또 30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투자가 예상되는 4대강 속임수 작업이 무지막지하게 강행되고 있습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펼쳐지고 있는데 조․중․동 등 거짓 언론은 이를 외면하고 종합편성방송을 하나를 얻기 위해 정부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언론은 사회의 목탁이라 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언론을 세상의 빛과 그리고 누룩이라고 표현해야겠지요. 어쨌든 한국의 언론은 목탁도, 빛도, 소금도, 누룩도 아닌 오직 빈수레, 소리만 요란한 꽹과리 그리고 광고 선전지에 불과합니다. 또한 1990년대 이후 특히 1997년 국제금융위기사태 이후 대학생들은 취직문제에만 매몰되어 온통 이기주의에 빠진 채 세상의 변혁과 시대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심하고 아무러한 고민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청년학생들이 깨어 있지 않는 한 그 민족에게는 희망이 없습니다. 이러한 오늘의 현실을 우리는 젊은이들과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데 종교는 과연 어떻습니까? 종교도 또한 각 종단, 각 교회의 이기주의에 매몰된 채, 예수님과 부처님, 그 가르침의 핵심과 본질을 잊은 채 부차적인 것, 껍데기에만 관심을 갖고 주객이 전도된 가치관 속에 갇혀 있는 슬픈 현실입니다.
150여년전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질타한 칼 맑스(K.Marx)의 외침을 우리는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아편은 귀한 약재입니다. 사실 아편은 적당히 사용하면 특효약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편을 과잉복용하면 마약중독자가 됩니다. 중독자는 병자입니다. 종교도 한가지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부처님의 가르침, 그 핵심을 잘 깨닫고 상식적 그리고 인간적으로 살아가면 구원의 보증이 되지만 그렇지 않고 핵심을 놓친 채 부차적인 것에만 빠져 허우적거리며 시대를 외면하고 오직 내세문제에만 관심을 쏟는다면 그 종교는 오히려 미신이고 마약중독과 같이 멀쩡한 사람을 병자로 만듭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그리스도교든 불교든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고의 종교성장국가입니다. 이렇게 종교가 성장하고 신앙인들이 증가한다면 이 세상이 더욱 밝아지고 깨끗해져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종교가 성장하고 신앙인이 아무리 증가해도 세상은 더욱 더 어둡고 부패하기만 합니다. 아니, 그리스도인이든 불교신자든 세상 사람과 조금도 다르지 않고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더욱 부족하고 악한 표양이 되기도 합니다. 한 예로 장차관, 국회위원, 정치인, 관료, 판․검사, 그리고 대통령 등을 눈여겨보십시오. 그들은 나름대로 다 각자의 종교를 신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종교의 근본가르침은 부차적인 채 오직 자기가 속한 정당과 조직의 논리, 돈과 재물과 권력욕에만 기초하여 행동하고 있는 슬픈 현실입니다. 이 점이 참으로 안타깝고 부끄럽습니다.
종교인과 신앙인이 증가하는 그만큼 세상이 밝아져야 하는데 오히려 종교인과 신앙인이 세상의 악과 손잡고 동업을 하고 있는 셈이니 이것은 큰 모순이며 죄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일차적으로 대사제, 사두가이, 바리사이, 율법학자 등 종교인들을 그리고 정치지도자들을 무섭게 꾸짖고 고발한 이 사실을 우리는 마음깊이 되새기고 묵상해야 합니다.

타살당한 청년 예수, 시대를 껴안고 살아야

5. 사람은 누구나 시대와 함께 시간과 공간 그리고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를 우리는 '삶의 자리' 라고 합니다. '삶의 자리'가 바로 성경이 태동된 곳, 예수님께서 구원을 이룩하신 곳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삶의 자리, 삶의 현장이 바로 예수님의 자리, 이 세상 한 복판입니다.
스위스출신의 신학자 한스 큉 신부님은 "그리스도교 본질과 역사"(분도, 2002, 71쪽)에서 붓타, 공자, 마호메트 등 훌륭한 종교, 도덕가들의 삶과 함께 예수님을 비교하면서 앞의 세분은 심오한 가르침과 함께 불교, 유교 이슬람교의 창시자로 존경받고 있는데 이분들은 모두 60여세 이상의 삶을 잘 살다가 자연사(自然死)하신 분들이라고 회상했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청년 예수만 종교와 정치권력의 야합으로 30대의 청년으로 처절하게 "타살당한 분" 이라고 그 특징을 되새겼습니다. 우리는 이 점을 깊이 되새기고 묵상해야 합니다. 우리가 믿고 고백하는 예수님은 바로 당대의 종교와 정치권력에 의해 어이없이, 억울하게 "타살당한 사형수" 입니다.
사순절의 대표기도인 '십자가의 길 제1처'에서 우리는 예수께서 빌라도에게 사형선고 받으심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억울하게 사형당하는 이는 누구이며 오늘날의 빌라도는 또한 누구인지 우리는 늘 역사현장,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새롭게 직시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는 속죄와 은총의 이 사순절에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을 생각하며 아파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웃의 고통, 특히 아이티, 칠레 지진 희생자들에 대해서도 아파하며 또한 용산참사 희생자들과 우리시대의 억울한 이웃에 대하여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우리는 수난과 고통을 라틴어로 Passio(영어는 Passion)라고 합니다. 그리고 함께 아파하는 동정(同情)과 연민을 라틴어로는 Compassio(영어는 Compassion)라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모름지기 이웃과 함께, 시대를 함께 아파하는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바로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그리스도같이 고통을 나누고 그리스도와 같이 죽고 희생하는 사람, 아니 바로 이 시대에 또 하나의 "그리스도"가 되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함께"라는 이 부사는 인간의 연대성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연대성은 성경의 핵심사상입니다. 예를 들어 아담과 하와의 죄를 생각해봅니다. 아담과 하와의 죄 때문에 온 인류는 원죄의 영향하에 있습니다. 왜 아담과 하와의 죄에 우리가 영향을 받아야 합니까? 그 이유는 바로 선조와 후손이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연대성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는 부모의 기쁨이 자녀의 기쁨이고 부모의 부끄러움이 자녀의 부끄러움이라는 관계를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혈연의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아담과 우리 후손은 필연적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탈출기의 과정에서 히브리백성들은 하느님의 큰 은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배반하는 큰 잘못을 저지르곤 했습니다. 이때 죄 지은 사람은 일부였지만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무섭게 책망하시고 벌도 주셨습니다. 그러나 모세가 하느님께 간절히 간구하면 모세에 대한 사랑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백성의 모든 죄를 사해주셨습니다. 몇 사람이 잘못을 해도 전체가 책임을 져야하며 또 모두 벌을 받을 처지에 있지만 모세와 같은 의인의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서는 모두의 잘못을 용서해 주셨습니다. 연대성의 관계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통한 인류구원의 원리도 이 연대성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지만 예수님의 의로운 희생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인류의 모든 죄를 용서해주시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원죄의 의미와 예수님을 통한 십자가 구원의 의미는 바로 이 연대성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이 연대성이 바로 시대에 대해 아픔을 갖는 마음입니다. 개인의 삶에만 매몰되지 않고 이웃과 공동체 그리고 역사를 생각하는 마음, 이것이 바로 시대를 아파하는 그리스도인의 아름다운 자세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성성(聖性), 시대의 징표

6.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간과 공간은 일상적입니다만 그 시간과 공간이 하느님과 관계를 맺게 될 때 그 시간과 공간은 거룩해집니다. 예를 들어 기도하는 시간, 미사시간, 묵상시간, 이러한 시간을 우리는 거룩한 시간 곧 성시간이라고 부릅니다. 공간의 경우도 한가지입니다. 이 세상 우주의 넓은 공간은 크고 넓습니다. 그런데 그 공간 중의 일부가 하느님께 봉헌된 경우, 그 자리를 우리는 성지, 성전, 성당, 등 거룩한 장소라고 부릅니다. 때문에 시대를 아파한다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이 시간과 공간을 거룩하게 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과 연계되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세상의 소금과 빛과 누룩이 되라고 당부하셨는데 그것은 세상과 바른 관계를 맺으면서 세상을 거룩하게 하라는 명령이기도 합니다. 우리교회공동체도 세상 한 복판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교회공동체는 하느님께 향한 길잡이이며 세상을 거룩하게 하는 하나의 표지입니다. 표지는 방향을 일깨워줍니다.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체험케 하는 표지가 되어야 됩니다.
때문에 제2차바티칸공의회의 핵심적 주제는 "시대의 징표" 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시대의 징표를 깨닫는다는 것은 바로 시대를 아파하는 그리스도인의 아름다운 마음을 가리킵니다. 아픔이 있어야 건강할 때의 기쁨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친히 죽음과 부활의 의미를 어머니의 산고를 통해 설명하셨습니다. "해산할 때에 여자는 근심에 싸인다. 진통의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으로 그 고통을 잊어버린다."(요한16,21) 그렇습니다. 산고를 통해서만 새 생명이 출생합니다. 아픔과 고통은 바로 새 생명 출생을 위한 필연적 과정입니다. 때문에 고통은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죽게 되면 우리는 고통을 전혀 느끼지 않습니다. 아픔도 없습니다. 때문에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에서 우리는 영원히 잠드소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라고 기도하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고통과 아픔은 깨어있다는 증거, 자각의 표지입니다. 고통, 아픔이란 바로 부활의 전제입니다. 때문에 오늘날 신학자들은 부활신앙을 설명하면서 부활은 바로 고통의 수락, 십자가를 껴안는 자세, 그리고 아픔과 함께하는 삶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껴안고 살아가는 것이 바로 부활입니다. 아픔은 바로 고통과 기쁨과의 공존 그리고 죽음과 부활이 함께 있다는 구체적 표지입니다.

관찰, 판단, 실천 3단계 교육방법론

7. 20세기 후반 라틴아메리카에서 불의한 독재에 항거하여 싸웠던 젊은이들의 삶을 신학자들은 성경에 기초하여 재해석하면서 시대의 진단과 지성의 힘, 그 원천으로 고백했습니다. 신학자들은 성경을 거울로 삼아 성경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성경으로 세상을 판단하고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세상에서 실천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도 마태오복음 7,21 이하에서 다음과 같이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 또한 야고보서 2,17의 말씀도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실천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 시대를 아파한다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이 실천을 다짐하는 결단입니다.
우리는 병 때문에 병원을 찾아갑니다. 그때 의사들은 환자들을 진단하고 또 환자를 치유하기위해 거듭 식별하고 깊이 생각하고 잘 판단합니다. 끝으로 환자를 위해 약을 주거나 수술 등 치유 방법을 제시합니다. 이것이 바로 브라질의 민중교육가 빠울로 프레이레의 관찰(to see), 판단(to judege), 실천(to do, to act) 이라는 3단계 교육방법입니다. 아무리 진단을 잘했어도 환자가 약을 복용하지 않거나 또는 수술에 응하지 않는다면 그 진단과 식별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그리스도인이 아무리 성서를 갖고 나 자신과 세상을 잘 진단하고 식별했다 하더라도 나 자신과 세상을 근원적으로 바꾸려는 실천적 의지가 없다면 아무소용이 없습니다. 회개란 바로 구체적 실천을 동반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위에 집을 짓는 어리석은 사람 같다.(마태오 7,26)는 말씀을 깊이 되새겨야 합니다. 우리는 성경이라는 진단기로 이 세상을 진찰하고 판단하고 세상을 바꾸기 위한 구체적 노력과 실천을 강구해야 합니다.
탈출기의 주역인 모세를 묵상합니다. 모세는 극적으로 구출되어 왕궁에서 자라났습니다. 그런데 성장한 후 어느 날 밖에 나와 보니 동족이 이집트사람에게 시달리고 고통당하고 아픔을 겪는 현장을 목격합니다. 동족애에 기초해 모세는 큰 아픔을 체험합니다. 그리고 그 현장에 뛰어듭니다. 구체적 실천입니다. 그는 바로 동족을 괴롭히는 이집트사람을 때려죽였습니다.: "모세는 이집트사람 하나가 자기 동료 히브리 사람을 때리는 것을 보고 이리저리 살펴,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에 그 이집트인을 때려죽이고 모래 속에 묻어 감추었다"(탈출2,11-12)
성경의 표현을 그대로 묵상한다면 사실 모세는 살인자입니다. 그런데 이 살인자 모세가 히브리인의 해방자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그 근본 근거가 바로 고통 받고 모욕 받는 동족에 대한 아픔을 지녔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깊이 되새겨야 합니다. 불의 앞에서의 분노는 하느님 은총입니다. 안중근 의사가 바로 그러한 분임을 우리는 또한 확인합니다. 시대의 아픔, 시대의 고민은 우리에게 엄청난 투신과 결단을 요구합니다. 사실 우리가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 민족의 뼈아픈 과거를 생각하면 역사적 체험과 함께 민족적 아픔을 느낍니다. 4․500년전의 사건이지만 임진왜란 때 일본인들이 저질렀던 만행, 그리고 청나라의 침략자들이 자행했던 침략과 불법약탈에 대해 우리는 후손으로서 매우 큰 아픔을 느낍니다. 그 후 일제 침략 기간 동안 일제가 저질렀던 만행, 해방이후 자유당,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 독재자들이 행한 불법만행 앞에서도 우리는 분노하고 또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사람에 대해서 큰 아픔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또한 개인적으로 70년대 유신독재 때 학생들과 감옥에 갇힌 이들의 고통을 목격하고 체험하면서 특히 인혁당관계자들에게 자행한 전기고문, 물고문, 통닭고문 등의 얘기를 듣고 몸에 소름이 끼치는 아픔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 아픔이 분노와 저항의 힘이 되어 현장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35여년이 지난 지금은 고문소식을 들어도 제가 무덤덤하고 무감각해져 있으니, 이것은 젊음의 순수함을 상실했다는 뜻도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점을 깊이 성찰하며 반성하고 초심을 간직하도록 거듭 다짐합니다.

지성,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특성

8. 「사목헌장」은 제2차바티칸공의회의 꽃과 같은 문헌으로 세상 속에서 교회공동체가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준 2천여년 교회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획기적 선언입니다. 특히 「사목헌장」은 세상과 함께하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하는 교회공동체의 사명을 강조하면서 무엇보다도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간이란 하느님의 모상을 따라 창조된 존재이며 만물의 영장입니다. 인간은 지성과 양심과 자유를 지닌 최고의 존재입니다. 사목헌장은 지성, 양심, 자유를 인간의 특징으로 열거하면서 지성을 첫째로 꼽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아름다운 첫 특징은 지성입니다. 지성은 정신을 상징하며 하느님을 깨달을 수 있는 아름다운 능력입니다. 지성은 바로 지혜의 기초이기도 합니다. 지성이 하느님 말씀을 듣고 깨닫고 실천하며 방향을 일깨워주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오로와 성 아우구스띠노 그리고 성 토마스아퀴나스 등 대 학자들은 모두 이 지성을 기초로 하느님을 깨닫고 묵상하고 고백하여 신학적 대작을 남겼습니다.
또한 지성은 자연과학, 학문, 예술, 기술, 자연과 물질세계탐구의 원천적 힘입니다. 인간은 늘 진리를 탐구하고 보다 높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추구하는 이상이 크면 클수록 큰 꿈이 이루어지며 더 큰 품위를 지니게 됩니다. 사실 현실의 여러 가능성 중에서 그리고 많은 가치들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보다 참되고 올바른 것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참다운 지혜, 올바른 선택, 아름다운 선택입니다. 그런데 이 지혜적 선택이 현실 속에서는 때로는 어려움과 손실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성과 지혜는 거기에서 언제나 영적, 정신적 가치를 확인하며 물질에 앞선 정신적, 영적 가치의 우선성을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시대와 세계를 변혁시키는 힘이며 영원한 불꽃, 보편적 가치입니다. 때문에 지성이 추구하는 진리는 언제나 절대적이며 그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불변의 가치로 남아있습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그리고 동물을 넘어서는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이 지성입니다. 지성은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의 대표적 특성입니다. 지성은 하느님과 대화하고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하느님께서 보장하신 인간이 지닌 가장 큰 능력입니다. 지성은 바로 인간을 가장 위대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하느님의 힘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가장 큰 힘입니다. 그 힘으로 우리는 위대한 미래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지성, 그 창조적 힘, 무한한 잠재력

9. 지성은 창조적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힘은 바로 자기헌신, 자기초월의 가치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창조적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부모는 자신을 헌신하여 자식을 키웁니다. 그리고 자식이 더 잘되기를 바랍니다. 물질도 자신을 불태울 때 힘을 발합니다. 초와 연료, 그리고 일상의 음식이 바로 그 상징적 예범입니다. 빛을 발하고 힘을 발할 때 초와 기름은 타서 없어집니다. 인간이 자기 능력과 지성을 불태울 때 힘이 발휘됩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의 힘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통을 통한 구원이 바로 사랑과 희생의 힘입니다.
부모는 자식들을 키우면서 자신을 불태우는 희생의 주역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성령을 약속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요한14,12)
그렇습니다. 이와 같이 인간에게는 무한한 힘, 무한한 잠재력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창조적 힘, 부모와 선조세대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인간의 위대한 힘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어떻게 예수님께서 하신 일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우리가 예수님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자녀는 부모세대를 언제나 능가하고 있으며 이것이 부모에게는 엄청난 기쁨입니다. 예수님의 마음도 바로 그렇습니다.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하느님처럼 완전하고 하느님과 같이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고 명하시고 당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오5,48)
"하느님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6,36)
"너희는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정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모든 것을 덤으로 받게 될 것이다."(마태오6,33)
인간이 바로 하느님의 영광입니다.(토마스아퀴나스)
하느님, 저희를 통해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아멘.